색약이나 색맹이라는 말은 자주 듣지만, 두 말이 정확히 어떻게 다르고 어떤 색이 어떻게 보이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두 말의 뜻과 차이, 가장 흔한 형태인 적록색약이 생기는 이유를 정리하고, 생활 속에서 불편을 덜 수 있는 방법과 진로를 고민할 때 확인할 점을 함께 살펴봅니다.
색약과 색맹의 차이
색맹과 색약은 모두 색을 구별하는 능력이 일반적인 경우와 다른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며, 의학에서는 이를 묶어 색각이상이라고 부릅니다. 흔히 색맹은 특정 계열의 색을 거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를, 색약은 구별은 하지만 그 힘이 약한 경우를 뜻합니다. 색맹이라는 이름 때문에 세상이 흑백으로 보인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색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전색맹은 매우 드뭅니다. 색맹인 사람도 대부분 여러 색을 보며, 몇몇 색의 조합이 서로 비슷하게 느껴지는 쪽에 가깝습니다. 일상에서는 두 말을 섞어 쓰는 경우가 많고, 실제 정도는 사람마다 넓게 퍼져 있습니다.
적록색약이란
적록색약은 빨강과 초록 계열의 색을 구별하기 어려운 색각이상으로, 색각이상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원추세포 중 긴 파장에 반응하는 세포의 기능이 달라진 경우를 적색약, 중간 파장에 반응하는 세포의 기능이 달라진 경우를 녹색약이라고 하며, 각각 제1색약과 제2색약이라고도 부릅니다. 해당 세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적색맹이나 녹색맹이라고 합니다. 이름과 달리 빨강과 초록만 헷갈리는 것은 아니어서, 갈색과 초록, 분홍과 회색, 보라와 파랑처럼 빨강이나 초록 성분이 섞인 색도 비슷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적색약이 있으면 빨간색이 조금 어둡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왜 생기나요
적록색약은 대부분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으며 평생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빨강과 초록을 감지하는 원추세포와 관련된 유전자가 X 염색체에 있어서, X 염색체가 하나인 남성에게서 훨씬 많이 나타나고 여성에게서는 드뭅니다. 흔히 북유럽계 남성의 8% 정도, 여성은 1% 미만으로 알려져 있고, 동아시아에서는 남성의 5% 안팎으로 조금 낮게 보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쪽이든 주변에서 드물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차이입니다. 한편 드물게는 눈이나 시신경의 질환, 일부 약물 때문에 나중에 색각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색이 예전과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면 미루지 말고 안과 진료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일상의 불편과 대처법
적록색약이 있어도 대부분의 일상은 문제없이 지낼 수 있지만, 색에만 기대어 정보를 전하는 곳에서는 불편을 겪기 쉽습니다. 그래프의 선 색깔, 충전 표시등의 빨강과 초록, 지도 앱의 교통 상황 표시, 고기가 익은 정도를 가늠할 때가 대표적입니다. 이럴 때는 색 대신 모양이나 글자로 구별하는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옷이나 필기구에 색 이름을 적은 라벨을 붙이고, 자료를 받을 때는 선 모양이나 무늬를 달리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휴대폰과 컴퓨터의 접근성 설정에 있는 색상 필터나 색 보정 기능도 쓸 만합니다. 주변 사람이 색 대신 위치나 이름으로 말해 주는 작은 배려도 큰 힘이 됩니다.
진로·운전과 색각
색 구별이 업무에 중요한 일부 직종이나 면허, 자격에는 색각에 관한 기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기준은 나라와 기관, 직종, 시기에 따라 다르고, 색각이상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제한되는 것도 아닙니다. 기준이 있더라도 어떤 검사로 어느 정도를 보는지는 기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보다 지원하려는 학교나 기관, 면허를 담당하는 기관의 최신 공고와 안내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미리 안과에서 검사를 받아 자신의 색각 상태를 알아 두면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운전할 때 신호등은 색뿐 아니라 불이 켜지는 위치로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색약과 색맹은 같은 말인가요?
비슷하게 쓰이지만 정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색맹은 특정 계열의 색을 거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 색약은 구별하는 힘이 약한 경우를 주로 가리킵니다. 일상에서는 두 말을 섞어 쓰는 일이 많습니다.
적록색약은 치료가 되나요?
타고난 적록색약을 치료해서 없애는 방법은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신 라벨 붙이기나 기기의 색상 필터처럼 불편을 줄이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색 보정 안경은 사람마다 체감이 달라 기대를 조절하는 편이 좋습니다.
여성도 적록색약이 있나요?
있습니다. 다만 관련 유전자가 X 염색체에 있어서 여성은 두 X 염색체 모두에 영향이 있어야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성보다 훨씬 드뭅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유전자를 자녀에게 전하는 보인자일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 색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타고난 적록색약은 보통 나이가 들어도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성인이 된 뒤 색이 흐리거나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면 눈 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의 영향일 수 있으니 되도록 빨리 안과 진료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